1. 본인과 근무하시는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라운드어바웃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해외브랜드를 소싱, 한국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개하는 회사입니다. 현재 영국 하이스트릿 브랜드 Superdry 의 한국 전개를 메인으로, Paul’s Boutique, Dents 등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전개를 진행하고 있구요. ‘돈 될만한’ 브랜드만이 아니라 한국 소비자들에게 ‘재미있고 유쾌한, 신선한’ 브랜드를 발굴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ROUNDABOUT’ 이라는 이름을 건 편집매장 전개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준비중에 있구요. 저는 ㈜라운드어바웃의 창업멤버로, 현재는 바잉과 머천다이징을 담당하는 상품기획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 “MD”가 어떤 직업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요? 그에 따라 필요한 자질(성격, 지식 등)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MD란 흔히들 말하는 대로 상품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큰 틀에서 본다면 상품이나 컨텐츠를 탄생시키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해서 판매하고, 마지막 마무리까지를 함께하는… 세부적으로 나누면 얼마든지 나뉘겠지만, 크게 보면 결국은 하나의 사물에 가치를 입혀서 해당 소비자에게 인도하게끔 하는 사람.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는 어떤 사물에 어떤 가치를 입혀서 어떤 소비자에게 판매를 해야겠다” 라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분석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결국 MD의 일이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연적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할테고… 상품 기획의 결과를 눈에 보기 쉬운 객관적인 수치로 수치화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다음 상품기획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올바르게 분석해는 분석력. 이게 MD의 필수역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숫자가 중요한 직업이니만큼 꼼꼼함은 기본이겠죠.
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창의력과 꾸준함, 그리고 책임감이 아닐까 싶어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만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과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서 꾸준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끈기,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는가. 이 세 가지가 경쟁력 있는 MD의 필수요소가 아닐까요?
3. “MD”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계기)가 있으신지요? 어떤 경로를 통해 이 분야에 진출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MD가 별도로 전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 패션MD중에서도 특이하게 공대를 나왔습니다. 전공분야도 열심히 공부하고 자격증도 따보고, 실제 취업해서 일도 해봤는데… 재미가 너무 없더라구요! 대학교 시절부터 용돈벌이 삼아 해외에서 상품을 구매해서 오픈마켓에 병행수입이나 구매대행으로 판매했었고요. 당시가 해외구매대행이 막 주목을 받기 시작하던 시기였는데, 제가 그 일을 하다보니 역으로 “우리나라에도 괜찮은 브랜드가 많은데, 역으로 이걸 해외에 팔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당시에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는데 점점 이걸 구체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MD학원에도 등록해서 수강하고, 구체적인 업무 FLOW도 알고 싶어서 온라인 구매대행몰에서 일하게 된 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제 생각과는 다르게(?) Superdry라는 브랜드에 푹 빠져버려서 처음 계획은 잠깐 보류중이지만요.
4. 본인이 생각하시는 “MD”에 대한 매력, 장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상품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할 수 있는 직업이니만큼,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진행해서 그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에 따르는 책임감과 압박감도 엄청나지만 업무의 성과가 객관적으로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고, 그것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타 직업에 비해 큰 장점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5. “MD”가 되고자 하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한마디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나 웹사이트를 추천해 주신다면?
항상 본인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그려보세요. 느껴보시고. 그리고 주변 일상의 작은 것 하나도 지나치지 말고 본인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으로 바라보시는 게 중요합니다.
MD는 사실 분야에 따라 워낙 업무범위가 다양하고 다르기 때문에 딱히 딱 맞는 책이나 관련자료를 찾기가 쉽지는 않아요. 기본적으로는 경제, 경영, 마케팅 관련 책은 항상 놓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걸음 더 나아간다면 본인이 일하고자 하는 분야와는 다르지만 협업이 필요한 부분, 예컨대 매장관리/영업MD라면 물류팀이라거나, 온라인MD라면 개발팀이거나, 업무상 주로 함께 일하게 되는 관련 부서의 업무 FLOW와 기본적인 업무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실무를 하는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해당 부서가 업무상에 어떤 애로점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 같이 일을 할 때 어떤 부분을 조율하고 어떤 부분은 맞춰줘야 하는지를 알기 쉬우니까 인간관계나 공감대 형성, 타인의 본인에 대한 평판 같은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죠. “저 팀이 저래서 안돼” “저기는 뭐가 문제야” 이렇게 생각하고, 회의 때마다 싸우는 MD와, 타 팀의 어려운 점을 같이 공감하고 해결책을 같이 고민하는 MD. 유관부서에서 누구한테 더 잘해주고 더 챙겨줄지는 뻔하죠???
6. 업무를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가 있다면? 그리고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구글링. 원하는 자료를 검색하고 그것을 계속 확장시켜서 새로운 정보를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검색. 이게 저에게는 가장 많은 도움이 되는 하나입니다. 해외사이트나 매체에서 관심 있는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면, 구글 해당국가 검색에서 그 브랜드를 검색하고, 쇼핑 검색으로 들어가서 그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온라인 멀티브랜드 스토어까지 다 훑어보면 꼭 외국에 나가서 직접 보지 않더라도 이 브랜드의 히스토리가 어떻고, 현재 어떤 타겟 층을 대상으로 어떤 아이템들과 함께 판매중인가 하는 정도를 쉽게 알 수 있고, 그렇게 계속 유심히 지켜보다 보면 이 브랜드가 현지반응이 어떤지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거든요. 그렇게 얻어지는 데이터들이 다음 시즌 브랜드, 혹은 아이템 바잉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두번째로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중고장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특정 카테고리와 특정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의 중고장터를 매일매일 꾸준히 살펴보면 해당 타겟층 사이에 현재 가장 인기 있고 이슈가 되는 아이템,스타일,브랜드가 어떤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국내의 관련분야 기사와 온라인 까페의 자료들도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큰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들이기도 하고….경쟁사에서 진행하는 광고나 프로모션행사를 보면서도 업무의 방향성에 대해 간접적으로 배우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주변의 선후배, 직장동료, 동업계 인맥들에게 도움 받는 지식과 자료들이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실무에 즉시 활용할 수 있어서 확실한 도움이 되죠.
7. MD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물론 매출목표를 달성하고, 기획한 상품이 완판 되는 경우에도 일한 보람이 있구나..하는 생각에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지만, 실제 길을 지나가다가 내가 한국에 들여온 옷, 내가 바잉하고 기획한 상품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마주치면 뭔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이 밀려오죠!!!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 우리 브랜드 이야기가 나오고, 좋은 평들이 보일 때도 어깨가 으쓱하구요. 한번은 대학 동창회에 갔다가 Superdry 브랜드로 빼입고 나온 동기를 보고 그 자리에서 엄청나게 으시대며 자랑했던 기억도 있네요. ^^
8. 자신만의 직업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을 수 있을까요?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는 게 제 신조입니다. 막연하게 어떤게 좋아서 무엇을 하겠다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찾아본 후에 결정하고 그 일을 하게 되면, 시키지 않아도 본인이 노력하게 되고, 열정적으로 일하게 되죠. 결과적으로도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구요. 그렇게되면 자연스럽게 자기 분야에서 충분히 맡은 역할을 하면서도 본인의 삶의 질도 더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9. 하루에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오전에 출근하면 출근과 동시에 바로 전일 매출을 체크하고, 간략하게 팀장급 회의를 합니다. 그 후 부서원들과 당일 중요 이슈에 대해 점검하면서 저와 팀원들의 개략적인 당일 스케쥴을 점검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그날 일을 시작하죠. 일반적으로는 오전에는 매출관련, 판매분석관련 업무처럼 매일 해야하는 루틴한 일들을 주로 하구요. 외부 미팅이나 외근, 해외 주요 온라인몰과 블로그 리서치 같은 일은 오후에 주로 진행합니다. 매장 관련 일이 있을 때는 밤낮이 바뀌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뒤죽박죽이기도 하지만 보통 평균적으로 출근은 9시 / 퇴근은 8~9시 정도에 하는 것 같습니다.
10. 어떤 활동을 해야 취업에 용이한가요?
회사나 하는 업무에 따라 원하는 업무역량이 많이 다르겠지만, 저희는 아무래도 실무경력쪽을 많이 보는 편입니다. 경력직이 아니라 신입사원이더라도 이쪽과 관계된 업무를 진행한 적이 있는지, 아니면 프로젝트나 TFT 활동 같은 것들을 했으면 포트폴리오를 많이 참고하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 꼭 놓치지 마셨으면 하는 건 엑셀 같은 오피스 활용 능력입니다. 엑셀에서 몇 가지 함수를 더 알고 잘 쓸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실제 실무에 있어서 몇 배의 시간차이가 나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다들 머리로는 중요성을 인식을 하는 것 같은데 막상 실제 보면 피벗테이블이나 vlookup 같은 기본 함수들을 못쓰는 사람들이 태반이더라구요. 엑셀은 해보면 어렵지 않으니까 집에서 혼자서라도 책 하나 구매해서 하루에 한챕터씩 꼭 해보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11. 앞으로의 꿈, 또는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ROUNDABOUT’ 이라는 이름의 편집매장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기존 편집매장들과는 또 다른, 즐거운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ROUNDABOUT 이라는 회사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해외에 진출해 수입 브랜드 뿐만 아니라 한국의 독특하고 유쾌한 브랜드들을 현지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고 어필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상품 수입하면서 지불했던 금액 이상으로 외화를 벌어들여서 국가 경제에 공헌하는 것!!!! 이 회사에서 저의 최종목표입니다.
12. 예비 MD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난 옷이 좋고 패션이 좋으니까 바이어가 될거야. 패션MD가 될거야” 와 같은 막연한 생각으로 뛰어들지 마시고 구체적으로 본인의 취미, 적성, 인생관 같은 여러 가지를 따져보고 결정하길 바랍니다. 타 업종에 비해 야근도 많고 업무 강도도 강한 반면 급여 수준은 그에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3D 업종이라 할 정도로 체력적인 부담도 상당하구요.
이런 현실에서 계속 MD라는 일을 하려면 남들보다 더 많은 열정과 끈기가 있어야만 해요. 결국 정말로 그 일을 사랑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이 MD이니까,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결정을 했으면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MD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