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나에겐 가을"..그녀, 시간을 달리다.
계절의 여왕 5월 봄이다. 하지만 봄을 느낄
새 없이 여름 아니 벌써 가을을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백화점
MD(Merchandiser; 상품기획자)들이다. 한
시즌을 앞서 사는 그들은 어떻게 지낼까?
오전 9시-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백화점에
근무하는 이수진 MD는 오전 9시 출근과 함께 어제까지의
매출실적을 집계한다. 특히 어제부터 시작된 팝업매장의 매출이 궁금하다.
백화점에 들어와 있지 않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브랜드를 삼고초려 끝에 유치하였기에, 기대반 걱정반으로 실적을 집계한다
▶오전 10시- MD는
한 시즌을 앞서서 산다는 말이 있듯이, 벌써부터 가을과 겨울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올 겨울에 유행할 아이템을 예상해보는 회의에서는 소재, 패턴, 치마길이 등 다양한 내용이 논의된다. 백화점의 인기상품은 이미 여기에서
만들어진다.
▶오후1시- 식사를 마치자 마자 소공동 본점
매장으로 향하는 MD, 현재 판매중인 여름상품들의 판매동향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다. 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맞아 예비신부를 위한 상품을 앞쪽으로 배치하는 등 매장의 매니저와 판매전략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오후2시- 협력사 사무실을 방문해서 다음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 살펴보는 시간. 가격에는 원단가격 상승이 변수다.
원단가격은 곧 상품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민감하다. 생산담당자와 함께 올해 원단가겨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생산수량을 늘려야 하는지 협의를 진행한다.
▶오후4시- 신규브랜드에 대한 품평회를 진행하는 MD. 백화점의 문턱이 높다고는
하지만, MD들의 마음만 사로잡는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상품이면 온라인이든 가로수길이든 마다하지 않고 MD들이
찾아가고 있다. 품평회에 참석한 MD는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
매서운 눈으로 상품을 살핀다.
▶오후5시- 가까운 명동의 의류매장. 시장조사는 MD의 하루 일과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몰려있고 외국인들의 비중이 높은 명동거리는
유행을 읽어내는데 매우 유용한 장소이다.
이수진 MD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흔히 MD를 백화점의 꽃이라고 합니다. 좋은 상품과 브랜드를 선택하고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과정은 화려하면서 힘듭니다. 하지만 매출신장이나 고객들의 반응이 좋으면 힘들었던 만큼 보람이
큽니다. 많은 고객들께서 백화점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조사하고,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심정으로 새로움을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아직
무더위가 찾아오기도 전이지만, MD들은 벌써부터 가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봄이 짧았듯이 가을 또한 짧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생산단계부터
그러한 점이 고려될 수 있도록 협력사와도 협의하고 있습니다. 항상 한 시즌을 앞서서 고민하고 남들보다
앞서간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