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밀라노 컬렉션에서 동대문, 이화여대앞 패션까지 몽땅 뒤집니다.”
MSN 메신저의 ‘아바타’는 지난 2월 첫 선을 보여 지금까지 이용자
100만명을 넘어섰다. 메신저에 아바타를 결합하는 기획을 성사시킨 주인공은
MSN 장호(31), ㈜와이즈포스트 심창섭(31), ENS의 조한주(26)씨 등
대리 3총사.장 대리, 심 대리, 조 대리의 전공은 각각 기계공학, 철학,
시각디자인으로 아바타가 단순한 상품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 조 대리는
“아바타는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제작·판매·영업이 분리된 상품”이라며
“패션업계와 비슷한 면이 많다”고 말했다.
조 대리는 주말이면 대학가, 패션가 등 유행을 느낄 수 있는 곳을 누비고,
각종 의류브랜드의 상품 목록도 수집한다. 예를 들면 최근 인기를 끄는 아바타
아이템인 미니 드레스, 스트랩 슈즈 등은 올 봄 파리·밀라노 컬렉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아이템.
아바타 총괄 기획을 맡고 있는 심 대리는 “지하철에서 아바타로 만들면 좋을 것
같은 복장을 한 사람을 쳐다보다가 내릴 곳을 지나쳐버리곤 한다”고 말했다.
심 대리는 “동양철학에서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을 IT산업에 접목시킨 것이
아바타”라며 “현실의 나와 온라인의 아바타가 구별되는 경계는 점점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리는 “미국 MS 본사에서도 이제는 아바타의 수익모델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창기에는 아바타 서비스에 대해 ‘말도 안된다’며 고개를 젓던 이들도,
메신저의 의사소통 기능에 아바타라는 ‘재미’를 결합한 모델이 돈을 버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는 것.
이들은 미국보다 만화·애니메이션에 친숙한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 시장이 아바타
서비스에 쉽게 공감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장 대리는 “동아시아 지역의
이용자들이 ‘예쁘다’ ‘깜찍하다’고 한눈에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백승재 기자
whitesj@chosun.com )
<2003년 6월 8일 조선일보 게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