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어떻게 팔까`…기획부터 판매까지 책임
http://kid.chosun.com/site/data/img_dir/2004/11/14/20041114000007188026964.jpg " >◇ 홈쇼핑의 상품기획자(MD)들이 전략 상품으로 내놓을 자전거를 직접 타보며 여러 가지 기능을 직접 시험하고 있다. 제품의 기능을 꼼꼼히 살피는 것은 MD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조선일보 자료 사진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는 ‘먼저 생각하는 자’였다.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생각한 그는 인류에게 직립보행의 능력과 불을 선물했다고 한다.
프로메테우스처럼 오늘날의 상품기획자는 어떤 소비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생각해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는 전문가다. 상품기획자는 ‘상품’을 의미하는 영어 ‘Merchandise’에 ‘-(e)r’을 붙여 상품화, 계획·구입·판매 등에 대한 책임자를 뜻하는 ‘머천다이저(Merchandiser)’, 또는 줄여서 ‘MD’라고 불린다.
기획은 상품 판매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에게 필요 없는 상품을 가게에 내놓았다가 안 팔리면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획은 신중해야 한다.
기획은 대체로 △아이디어 창출과 수집 △아이디어 선별 △사업성 분석 △상품 개발 △시험 판매 △상품화 등의 여섯 단계를 거친다.
‘아이디어 창출과 수집’은 모든 곳에서 가능하다. 성공한 상품의 70~80%는 순수한 발명이 아니라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었다. 따라서 폭넓은 정보 수집이 중요하다. ‘아이디어 선별’을 할 때는 조금이라도 미흡하면 과감하게 가려낸다. 단 미흡해도 장래성이 있는 아이디어라면 버려지지 않게 조심한다. 이밖에 ‘사업성 분석’은 예상 수요 및 생산 비용, 이익의 크기 등을 예측하는 것이고, ‘상품 개발’의 단계에서는 모형을 만들어 어떤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한지 확인한다. 또 ‘시험 판매’를 통해 미처 생각지 못한 흠을 가려내고, 결국 ‘상품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소비자들 앞에 등장시키게 된다.
이처럼 가게에서 무엇을 팔지 기획하고 선택한 상품기획자는 상품을 어떻게 팔지 노력하며, 품질에 흠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역할도 한다.
현재 보석, 옷, 잡화, 식품, 가정용품 등 각 품목별로 담당 상품기획자가 따로 있는데, 갈수록 그 일자리가 늘고 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상품들이 나오고 상품기획자의 능력은 그만큼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매장을 비롯하여 전문 가게, 체인 매장, 케이블 방송, 통신 판매와 같이 상품의 판매 방법이 다양화·전문화·대형화되면서 더 많은 상품기획자의 활동이 기대된다.
2004년 11월 15일 월요일 / 표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