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솔자·국제매너강사 “나는 새 직종 창출 제조기”
MD전문 교육기관‘아카비전’유혜숙 원장
“지난 20여년 동안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MD(merchandiser·머천다이저) 전문교육기관 ‘아카비전’을 설립, 운영하는 유혜숙(52·사진) 원장은 ‘여행 인솔자’(1992년) ‘국제 매너강사’(1995년) ‘국제회의 기획자’(1996년) ‘병원 코디네이터’(1998년) 등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을 잇달아 열고, 그동안 수만명의 전문직종 종사자를 배출해 ‘일자리 창출 제조기’로 불린다.
유 원장이 교육사업에 나선 것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대학 졸업과 함께 ‘백수’가 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이들을 각 분야의 전문가로 키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죠.”
그가 만든 각 교육기관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모두가 의아한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곳을 나온 수만명의 전문가가 각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일례로 1998년 개원한 ‘병원 코디네이터’ 과정은 의료현장에서 병원과 환자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는 전문인을 양성하는 곳이었다.
이들은 의사·간호사와 환자 사이에 발생하는 다양한 일들을 조율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병원경영의 주체로서 환자관리와 병원 홍보, 인사관리 등 병원문화를 주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느 날 세브란스병원장이 만나자고 해 갔더니, 저희 학원이 소개된 기사를 내보이며 병원에서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줘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유 원장이 물꼬를 터놓은 ‘병원 코디네이터’는 현재 종합병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정도로 각광받는 직종이 됐다.
이뿐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국제회의 기획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을 열었다.
당시 김 대통령은 국제회의를 국내로 유치해 글로벌기지를 구축하라고 주문할 때였다. 김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은 유 원장의 새로운 교육사업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 국제회의를 개최하려면 행사를 맡아 진행할 전문 요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로 7년째 운영 중인 ‘MD 전문교육 과정’은 TV홈쇼핑을 보면서 착안한 아이템이다.
“TV홈쇼핑에서 소개하는 상품 구성에 세련미를 가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설립한 게 ‘MD 전문교육 과정’이다. MD는 상품을 개발·분석하는 상품 기획자 또는 상품 개발 담당자로 백화점과 홈쇼핑 등 유통업계에서 판매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일반 기업에서도 상품을 분석하고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는 MD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아직도 사회에서 필요로 하지만 찾지 못한 직종이 많다”고 말하는 유 원장은 다음 교육사업 아이템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