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 ‘MD’ 기획력에 달렸다
상품 기획·개발담당 ‘유통의 꽃’으로 불려
경기침체에도 히트상품 쏟아내며 성장 견인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도 올 한 해 백화점 매출은 꾸준하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불경기 속에서도 이처럼 백화점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히트 상품을 쏟아낸 ‘MD(MERCHANDISER)’들의 눈부신 활약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유통의 꽃’으로 불리는 MD는 상품을 개발·분석하는 상품 기획자 또는 상품 개발 담당자로 백화점과 홈쇼핑 등 유통업계에서 판매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협력사와 공동으로 기획 제작한 ‘신세계 퀄리티(S-Quality)’ 상품의 연간 매출이 50억원에 이를 정도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생활팀에서 기획한 텐셀 친환경 이불솜은 신세계 퀄리티 상품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백화점 MD와 협력사가 철저한 원가분석 및 원자재소싱 확대를 통해 기존 가격대보다 70∼80% 싼 6만9000원에 선보인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보통 판매되는 침구에 비해 20배 정도 높은 판매율을 보이며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세계 상품본부장 정일채 부사장은 “퀄리티 제품은 고객의 소리와 MD들의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신세계만의 가장 돋보이는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10월 무역센터점에서 진행된 ‘아디다스 패밀리세일’은 MD의 순발력과 판단력이 돋보인 좋은 예다.
아디다스가 자사 직원들을 위해 진행하려던 패밀리세일 물량을 백화점이 직매입해 아웃렛(40% 할인)보다 더 싸게(50% 할인) 내놓은 것이다.
백화점 측이 직매입한 30억원어치의 물량은 불과 2주 만에 동이 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히트상품으론 캐시미어 니트를 꼽을 수 있다. MD가 직접 기획해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3분의 1로 낮춰 지난 9월부터 선보인 캐시미어는 추가 물량을 계속 확보해야 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MD전문교육원 아카비전 유혜숙 원장은 “MD들이 상품을 어떻게 기획하냐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큰 편차를 보인다”며 “올해는 MD들의 히트상품이 많아 경기침체 속에서도 유통업체들이 선방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 1월부터 11월 말까지 백화점별 매출을 보면 전년대비(기존점 기준) 롯데백화점 11.2%, 현대백화점 5%, 신세계백화점 10.7% 신장했다.
세계일보 & Segye.com - 김기환 기자 -